교육공간포럼 | '삶의 공간으로서의 학교' - 움직이는 창의클래스 케이스 스터디

학교 공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삼양초 6학년 5반 친구들의 공간 디자인 프로젝트. 그들의 눈과 목소리로 공간을 둘러싼 새로운 관계와 문화, 공간과 놀이의 의미를 상상해보았던 시간들을 공유합니다.

하자센터 판돌 민지은

 

 


어린이들의 '삶의 공간'인 학교, "놀이+공간"으로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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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양초에서 진행되는 '움직이는 창의클래스'는 어린이들이 '놀이'의 관점에서 학교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 새로운 공간을 구성해가는 참여 디자인/건축 프로젝트이다. 어린이는 ‘학교의 주인’이라고 흔히 얘기되지만, 현실은 어른들의 과도한 보호 아래 무언가를 공급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여겨지기 쉽다. 본 프로젝트는 어린이들이 일상의 자율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공간’을 중심으로 한 상상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질문과 가설에서 시작되었다.

 

어린이들의 일상에서는 단연 ‘놀이’를 빼놓을 수 없고, 놀이가 사라진 학교 역시 상상할 수 없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학교를 ‘어린이들의 삶의 공간’으로서 바라보고, 이들의 삶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놀이+공간’을 만들어 가는 공간 전환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지난 5월부터 진행된 프로젝트는 이미 여러모로 '전문가'의 면모를 갖춘 서울 삼양초등학교의 6학년 5반 친구들, 그리고 든든한 지원군인 배성호 선생님과 함께하고 있으며, 사회, 창체(창의적 체험활동), 실과 등의 교과 내용이 '공간'을 중심으로 재구성되는 실험으로서의 의미도 찾아가는 중이다.

 

본 프로젝트는 레지오 교육철학과 기록(documentation)을 통한 발현적 교육과정을 만들어가는 교육문화 기획자 EAL ground (김희정, 이오영), 건축가이자 건축교육가인 P_P.Y(프로젝트 파티),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DesignUs 그룹이 모여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어린이들의 눈과 목소리를 통해 학교 공간의 의미, 놀이의 의미를 되묻는 시간이 될 본 세션을 초대하기에 앞서 그간의 여정을 간략히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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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의 의미를 다시 묻다 : 삶의 공간으로서의 학교, 삶의 일부인 놀이

‘시간’, ‘공간, ‘친구’, ‘놀이’

 

5월 삼양초 학생들과 첫 만남을 하면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보내는 일상생활에 대해 자연스럽게 수다를 떨 듯 꺼내어 놓는 시간을 보냈다. 이를 통해 편안한 ‘원탁의 문화’를 경험하면서 ‘시간, 공간, 친구, 놀이’ 4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생활과 놀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과정을 통해 연령, 성별, 지형의 특징 등에 따른 놀이공간 활용의 차이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학생들은 이미 학교생활 내공을 통해 누구보다도 학교 공간과 놀이에 대해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꺼내어놓은 놀이의 종류는 31가지였는데 단순히 신나게 뛰어노는 유희적 놀이뿐만 아니라, 수다하기, 쉼 등 생활 자체가 놀이로 인식되고 있었다. 어린이들에게 놀이란, 단순히 신나게 몸을 움직이고 규칙을 만들어 뛰노는 활동뿐만 아니라 일상을 윤택하고 풍성하게 하는 활동으로 인식되고 있어, 놀이의 재맥락화, 재개념화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효율적으로 구획되어 단절적 시공간으로 느껴질 법한 학교에서, 때때로 누워서 쉴 곳을 찾기도 하고, 풍경을 바라보기도 하고, 친구들과 모여 수다를 떠는 등 어린이들은 이미 자신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어린이들이 얘기한 31가지 놀이 가운데 가장 많은 표를 받은 3가지, ‘피구/누워 자기/수다 떨기’를 팀을 나누어 함께 해보았다. 그 과정에서 ‘정해진 기능’이 있는 학교 공간에 스스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유연하게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 드러났다.

 

예를 들어, 수다하기 팀을 통해서는 보도블록이 떨어져 나간 바닥을 ‘네모’라 부르며 각자 마음을 편안히 하는 자리가 있거나, 시선을 두는 곳을 정해두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곳은 여학생들에겐 비밀스러운 수다 공간, 남학생들에겐 딱지치기의 명당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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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구하기 팀 : 열띤 피구 게임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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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워자기 팀의 장소 탐방 : “여긴 정말 힐링이에요~ 마음을 깨끗하게 풀어주고.. 누워있을 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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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다하기 팀의 수다 공간 ‘네모’ : “여기 네모에 둘러앉아요. 그래야 마음이 편해요” , “전 시선이 이쪽으로 있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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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다하기 팀, 보도블럭 ‘네모’에 대한 이야기

 

 

 

공간의 의미를 다시 묻다 : 세 가지 관점, 세 가지 프로젝트

’보다', '상상하다', 'OO하기 조오타'

 

놀이를 실행해보는 과정을 통해, 놀이의 이면에 감추어진 어린이들의 욕구는 ‘소통, 쉼, 친구와 함께하기’ 등임을 발견할 수 있었고, 학생들은 학교 공간 및 문화를 유연하게 해석하고 활용하는 사용주체임을 지속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에는, 학교 공간을 둘러싼 ‘생활, 놀이, 시선, 풍경, 장면, 장소애, 추억, 상상, 바람’ 등 어린이들이 들려준 여러 키워드를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재구성하였다.

 

 

‘보다’ | ‘시선과 풍경’을 주제로 사용자 입장에서 공간을 자세히 인식하기 

‘상상하다’ | 학교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야기하며 공간전환에 대한 큰 그림 그리기

‘OO하기 조오타’ | 개개인에게 소중한 공간을 리서치 해봄으로써, 학교 공간 속 장소애가 어떻게 드러나는지 주관적 지도 그려보기

 

 

'ㅇㅇ하기 조오타' 팀은, 지형적으로 오르막에 위치한 삼양초등학교를 몸소 느끼며 올라가는 일이 아주 힘들지만, 역설적으로 높은 곳에 다다라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 어린이들에게 ‘쉼’의 순간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이 팀은 풍경과 쉼이라는 테마로 놀이공간을 디자인하려 고민을 시작하기도 했다.

 

한편, 6학년 5반 어린이들 사이에서 ‘상상하기’를 터부시하거나, 조금은 유치한 것으로 생각했던 아이들이 있었는데, 상상을 통해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고 세상이 변화해 간다는 것을 느끼면서 자타공인 ‘상상 전문가’들의 커밍아웃이 이어지기도 했다. 또, 공간을 누비면서 누군가의 애정이 깃든 흔적을 자발적으로 찾아 나서는 어린이들이 생겨나고, 그것이 학교를 살아간 선배들의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이 팀은 공간에 남겨진 흔적을 통해, 학교 공간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의 삶(생각, 감정, 관심 등)을 아카이빙하고 이러한 미시사와 생활사를 탐구하며 시공간을 넘나드는 디자인을 해낼 예정이다. (현재 인스타그램 계정 'samyang_graffiti'을 통해 아카이빙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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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다, 상상하다, 조오타! 

 

 

 

학교의 구성원으로서의 어린이를 다시 묻다.

 

초등 사회과 6학년 교과과정 목차 중에는 <우리 사회의 과제와 문화의 발전>이라는 대주제 아래 공동체 문제의 해결사례를 보며 참여와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태도의 중요성 파악하기, 공동체 문제의 해결 과정에서 참여가 중요한 까닭과 참여 방법 알아보기 등의 내용이 있다. 어린이들의 말과 행동을 기록하고 공동 해석하면서, 또 숨겨진 인식과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 열띤 협의를 진행해가면서, 학교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넘어, 공간을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문화, 인식, 관점을 포괄하는 ‘삶의 공간’으로서 그 인식이 확장, 전환되어야 함을 느끼고 있다.

 

더불어, 어린이들을 이러한 과정에 참여주체로 신뢰하는 사회적 상상력과 창의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발견해가고 있다. 학교의 주요한 구성원으로서 어린이는 자신들의 위치를 인식하고 있는지, 학교의 물리적, 문화적 장치들은 그러한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질문하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어린이가 자신의 생활공간 속에서 조율과 합의를 배워나갈 기회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장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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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간포럼] 삶의 공간으로서의 학교 - 움직이는 창의클래스 케이스 스터디

10월 15일 (토) 10:00~12:00 @하자센터 신관 203호

 

서울 삼양초등학교에서 진행되는 '움직이는 창의클래스' 어린이들이 '놀이' 관점에서 학교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 새로운 공간을 구성해가는 참여 디자인/건축 프로젝트입니다이번 공유회에서는 그간움직이는 창의클래스에서 어린이들이 학교 환경을 다양하게 탐색하며, 그들의 눈과 목소리로 공간을 둘러싼 새로운 관계와 문화, 공간과 놀이의 의미를 상상해보았던 시간들을 공유하려 합니다.

 

 

 

대담자: 김희정, 이오영 (움직이는 창의클래스@삼양초 프로젝트 진행교사), 

배성호 (삼양초등학교 6학년 5 담임교사)

김호철 (디자인어스/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석사)

6학년 5 프로젝트 참여 어린이 

민지은 (하자센터 "생각하는 청개구리" 담당 판돌)

사범대에서 교사가 될 준비를 하던 중 여러가지 '딴짓'에 골몰했습니다. 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교육공동체에 대한 갈망으로 2013년부터 하자센터에 몸담고 있습니다. 사회과(역사)교육과 미술사를 공부했고, 현재는 스스로 배우고 함께 성장할 힘을 충분히 가진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잘 들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